* 원 작
일본의 로맨스 소설로 작가는 "천사는 기적을 갈망한다", "내가 아가씨 학교에 ‘서민 샘플’로 납치당한 사건"으로 유명한 나나츠키 타카후미(七月隆文). 타카라지마샤분코(宝島社文庫)를 통해 출판되었으며 일본판 표지 삽화는 카스야 나가토, 한국판 표지 삽화는 Renian가 담당했다. 소설속 삽화는 작가인 나나츠키 타카후미가 맡았다.
교토를 배경으로 미대에 다니는 20살 대학생 미나미야마 타카토시와, 미용학교에 다니는 20살 대학생 후쿠쥬 에미의 40일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로맨틱 소설이다. 독특한 소재와 아련한 스토리로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으며, 영화, 만화로도 제작되었다.
* 줄 거 리
2010년 4월 13일, 학교를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탄 타카토시는 케이한 탄바바시역에서 어느 아름다운 한 여성을 보고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타카라가이케역에 내린 그녀를 자기도 모르게 따라가서 첫눈에 반했다고 고백한다. 휴대폰 번호를 가르쳐 달라고 하자, 여성은 핸드폰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거절당했다고 생각한 타카토시는 체념하려고 하지만, 여성은 진짜 핸드폰 번호가 없는 것이라 해명한 뒤, 카라가이케에 갈 것이라고 말한다.
두 사람은 카라가이케를 향해 걸으며 통성명을 하게 된다. 여성의 이름은 후쿠쥬 에미로 미용 학교에 다니고 있는 동갑내기 대학생이었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에미가 어디론가 가야 할 듯한 모습을 보이자 타카토시는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을까?”라는 말을 한다. 에미는 그 말을 듣고 오열하며 그의 품에서 눈물을 쏟는다. 그 후 에미는 “우리는 꼭 다시 만날 거야.”라는 말을 남기고 뒷걸음질 치더니 웃으며 사라졌다.
4월 14일, 학교 수업의 일환으로 교토시립 동물원에서 크로키를 그리던 타카토시의 뒤에서 “잘 그리는데?”라는 말과 함께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그녀의 목소리를 들은 타카토시는 깜짝 놀란다. 어떻게 찾아왔냐는 질문에 “아는 사람에게 물어서 2학년은 여기 있다고 들었어.”라는 답을 들은 타카토시는 그녀와 함께 동물원 곳곳을 돌아다닌다. 문득 그녀가 “이 그림 교실 벽에 붙어있는 거네?”라는 이야기를 하자 그는 “응?”이라는 의문을 보였다. 그녀는 “동물 엉덩이 쪽을 잘 그렸네.”라며 말을 돌린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두 사람은 연락처를 교환한다. 에미는 핸드폰이 없기에 하숙집 전화번호를 건네고, 여기로 전화하면 그녀가 받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준다.
그날 저녁, 우에야마에게 "전화를 걸어서 데이트 신청을 해!"라는 조언을 들은 타카토시는 떨리는 마음에 전화를 하게 되고, 데이트를 하자는 말을 어렵사리 꺼내는데 성공한다. 첫 데이트의 성공 이후 그 두 사람은 무척이나 가까워 지고, 5살 때 집에 불이 났을 때 구해준 여성의 이야기 등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하거나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소설을 그녀에게 보여주는 등 타카토시는 그녀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이때 중간중간 자신이 알지 못하는 일들을[3] 은연중에 언급하는 등 이상한 행동이 있었지만, 그것도 그녀의 성격 중 하나겠거니 하고 넘기게 된다.
그리고 4월 29일, 타카토시의 자취방에서 두 사람은 키스를 하고, 사랑을 나누게 된다. 그날 밤 11:00가 되자 에미는 집으로 가야한다며 집밖으로 나서고, 타카토시는 그녀를 배웅해준 후 그녀가 떠난 자리에서 한장의 쪽지를 발견하게 된다. 그 쪽지에는 다음과 같은 글자가 씌여져 있었다.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 예고편 : 두번이상 봐야 알수있는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미나미야마 타카토시와 후쿠쥬 에미의 30일간의 로맨스 영화이다.
보고싶다고 생각했던 작품이기도 했고, 상견니로 타임슬립에 입문한 느낌이어서 분위기를 몰아 이번에 시도했다.
우선 소재가 상당히 신선했다.
상견니는 미래의 자신이 과거로 돌아가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면,
이 작품은 그런 방식보다는 아예 두 주인공의 시간이 반대로 흐른다.
타임슬립은 보통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특정 시간이 반복되거나,
혹은 아예 과거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등의 형식이 많고, 그런 부분에서는 흥미가 떨어질 때가 되었다.
그래서 우선 소재만 봤을 때 이야기를 어떤 식으로 전개해갈 지가 상당히 궁금했다.
"어제 나와 함께 있던 너를, 오늘의 너는 몰라"
러닝타임은 110분인데, 앞에 100분 정도는 타카토시의 시점에서,
뒤에 10분 정도는 에미의 시점에서 진행된다.
타카토시는 우리처럼 시간이 과거에서 미래로 흐르지만,
에미는 반대로 미래에서 과거의 순서대로 시간이 흐른다.
둘은 어떤 원리(달과 지구가 만나는 원리 머시기...)에 의해 5년마다 만난다.
심지어 서로가 20살인 이 30일을 제외하고는 연인조차 될 수 없는 나이 차이가 나게 된다...
하지만 그렇게 만나는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30일조차 서로의 감정은 반비례하게 된다.
타카토시의 1일째부터 초중반까지는 에미가 계속 눈물을 보이고, 타카토시는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타카토시가 에미의 시간을 이해하게 되고, 끝에 가서는 타카토시만 눈물을 보이며 에미는 그렇지 않다.
이후 타카토시는 시간이 갈수록 자신에 대해 모르는 에미를 보며, 초반의 에미가 울던 이유를 알게 된다.
그러다 20일 째가 되는 날,
"어제 나와 함께 있던 너를, 오늘의 너는 몰라"
타카토시의 혼란스러움이 극에 달했을 때 뱉어낸 대사이다.
사람 사이의 감정은 시간이 갈수록 짙어진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식으로 두 사람의 추억이 반비례한다는 식의 접근은 처음이라 상당히 인상깊었다.
다만 남들은 상당히 애절하면서 눈물이 하루종일 멈추지 않았대서 살짝 기대를 하고 봤는데,
나는 그냥 '아 애절한 스토리네' 이 정도...?
아무튼 소재와 스토리 전개 자체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시간이 반대로 흐른다는 것
이런 비현실적인 스토리를 감정선과 함께 잘 풀어낸 느낌이긴 했다.
그렇지만 나는 명확하지 않고 그저 에미의 시간이 반대로 흐른다라는 식의 전제만 주고,
나머지 부연 설명이 적었던 게 이 영화에 감정적으로 몰입하는 것을 방해했다는 느낌이 강했다.
우선 처음에 에미가 자신의 시간이 반대로 흐른다라고만 말해주는데,
그렇다면 타카토시의 입장에서 에미는 미래의 일만 알아야 한다.
하지만 이미 에미는 타카토시와의 30일간의 사건들을 모두 알고 있었다.
이게 미래의 타카토시에게 들은 것이라는 사실을 나중에 알려주지만, 나는 그 동안 의문을 품은 채 봐야했다.
또한 이 시간이라는 건 앞으로 가든 뒤에서 거꾸로 오든 뭔가 연속적이어야 하는 것 같은데,
에미의 시간은 2일 아침부터 밤까지 흐르고, 다음 날이 되면 1일 아침부터 밤까지 흐르는 식이다.
그냥 날짜만 거꾸로 가고 매 순간은 그대로인 셈.
영화를 보는 내내 이 부분이 상당히 거슬렸지만, 생각해보니 어차피 이것이든 저것이든 다 판타지인데 뭐...
물론 모든 관객이 나같지는 않겠지만, 다수가 판타지 세계관에 공감하게 하려면 사실 설정과 설명이 필연적이다.
대중적인 세계관이라면 그 부연설명이 영화를 방해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의 소재는 영화보다는 드라마 같은 긴 호흡으로,
시청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시간의 흐름같은 세계관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든다.
또한 인생에서 30일만의 짧은 로맨스를 풀어내는 작품에서,
30일 중 다수의 날이 생략된 것은 마치 등장하지 않았던 날들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게 했다.
역시 이런 부분에서도 드라마화를 했다면 조금 더 많은 날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시청자들 또한 하루하루가 아쉬운 그들에게 감정적으로 더욱 이입할 수 있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감정의 반비례
그리고 또 한 가지 감정적으로 몰입이 되지 않았던 부분이다.
보통의 로맨스 장르라면 두 사람의 감정이 고조되면서, 둘 사이에 어떠한 변화가 생기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 작품의 경우 둘 중 한 사람만 감정이 차오르고, 한 쪽은 그저 그렇겠구나 하는 식이다.
그러니 솔직히 과장 조금 보태면 그냥 한 쪽이 삽푸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타카토시의 시간에서 20일째에 그가 이런 말을 한다.
"우리가 꼭, 수첩의 내용대로 행동해야해?
안그래도 되지 않을까?
꼭 필요한 일만 하면 되잖아.
15년 후 서로를 구한다든지 그런 기본적인 것만 지키자."
어제 함께했던 시간을 모르는 사람과 오늘을 다시 보내는 것.
내가 생각해봐도 참 무기력하다.
결국 타카토시는 이러한 부분에서 무의미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오늘 또 추억을 쌓아도 내일이면 잊어버릴 사람인데, 이런 사람에게 어떻게 감정이 생기는지,
그리고 감정이 생겨도 되는지.
뭐 작품에서는 서로가 운명이라 그런지 결국 이겨내긴 하지만,
이게 현실이라면 과연 이 인연을 계속 이어나갈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정해진 운명
이 영화가 스토리를 전개해 가는 부분이 상당히 인상적이기도 했지만,
나는 다른 곳에서 흥미가 생겼다.
위에서 언급했던 타카토시의 20일 째.
위의 대사를 하고 나서 타카토시가 돌아서자, 에미가 급하게 타카토시의 손을 잡는다.
뭔가 이상함을 눈치 챈 타카토시.
"이렇게 되는 것도, 예정돼 있었어?"
이 이후에 타카토시는 집에서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12시가 딱 지나자 에미에게 전화해 말한다.
"내가 너한테는 내일, 정말 못되게 굴거야.
하지만 이겨냈어."
타카토시와 에미의 시간은 서로 연결되어 끝나지 않는 것이다.
그의 시간에서, 그가 하는 행동들은 모두 운명으로 정해져 있다는 것이 아마 이 영화에서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닐까.
나 또한 운명론의 광신도로서 매우 이해가 가는 부분이자, 편안하게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타카토시와 에미가 서로에게 끌렸던 것도,
서로가 서로를 큰 위기에서 구해준 것도,
이 모든 것이 다 운명이었던 것이다.
그러고 보니 전에는 인간과 운명의 대결같은 구도가 자주 나왔던 것 같은데,
요새 작품들은 뭔가 이미 운명은 정해져 있고, 등장인물들은 말판같은 느낌이다.
내가 그렇게 느끼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감정선보다는 영화의 소재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던 작품이었다.
물론 감정의 변화가 충분히 드러나긴 했지만,
나는 오히려 순간의 감정들보다는 영화 내내 설정에 대해 이해하려 애쓰다 놓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 영화가 끝나고, 설정에 대한 설명이 나오니 그때서야 상쾌해진 느낌.
위에서 타카토시의 20일에 대해 많은 언급을 했는데, 그만큼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이자,
관객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었던 부분이라고 본다.
아마 저 부분이 없을 수는 없었겠지만, 그래도 없었다면 사실 이 영화에 대한 감상은 쓰지도 않았을 것...
항상 느끼는 건데, 로맨스 장르의 영화는 확실히 외국이 좀 강한 것 같은 느낌이다.
아무튼 오랜만에 상당히 인상깊은 작품을 봐서 좋았다.
* 결 론 : 두 번 이 상 봐 야 알 수 있 는 영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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